학원서 공부하고 학교서 잠자는 「공교육정상화법」- 2
사교육에 의존한 교육생산성은 바닥 수준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을 아무리 지적해도 ‘
학생들의 학력 향상에 기여하는
측면만큼은 우수하다’는 주장의 근거로
종종 인용되는 것이 바로
OECD 국제학력평가(PISA) 결과이다.
PISA2006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주당 학습시간은 7.14시간으로
세계최고 수준이다.
대만의 5.85시간,
핀란드의 4.8시간보다 매우 길다.
하지만 시간당 수학 점수를 보면
대만 138점, 핀란드 139점에 비해
우리나라는 99점으로 한참 떨어진다.
우리나라의 학생들이 세계에서
매우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지만,
우수한 성적을 얻기 위해서
다른 나라 학생들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시간당 점수를 ‘교육생산성’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의 교육생산성은
외국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학생들의 수학공부 효과가 공부시간을
기준으로 했을 때
대만의 65.6%에 머물고 있다.
공부의 양은 많지만 질은 떨어지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합리적일까?
현재 우리나라의 중등교육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학습시간이 있음도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중등교육의 성과는
가능한 많은 시간의 투입을 통해 얻어낸 성과이며,
이로 인해 교육의 효율성과 생산성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거의 바닥 수준이다.
이는 마치 60~70년대 경제성장 과정에서 드러났던
노동집약적 생산과정의 복사판이라고 볼 수 있다.
정확한 현실 인식부터 출발해야
우리나라의 사교육은 이미 공교육을 압도하고 있다.
특히 사교육의 선행학습으로 인해
학교의 수업시간은 엉망이 된 지 오래다.
교실 분위기를 주도하는 상위권 학생들은
대부분 이미 선행학습을 한 상태에서
수업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부는 학원에서 하고,
학교는 쉬러 간다는 말이 틀리지 않다.
애써 외면하고 싶지만 「공교육정상화법」과 같은
결정적인 실책을 범하지 않으려면
사교육의 식민지로 전락한 공교육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현실에 대한 인식에 심각한 오해가 있다면
재대로 된 정책이 나오기 어렵다.
이전에 쓴 신문 칼럼의 한 대목이다.
사교육은 망국병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진단과 처방은 제각각이다.
‘우리나라에 사교육이 없다면?’
꼭 필요한 질문이다.
맥킨지 보고서는 중산층 재무위기의 원인으로
과다한 사교육비를 꼽고 있다.
사교육의 치명적 영향력은 바로
사교육이 우리 교육의 질서를 파괴했다는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조기교육은 나이라는 질서를,
선행학습은 학년이라는 질서를 무너뜨렸다.
질서가 무너진 교육은 전쟁이다.
더 일찍, 더 많이 사교육 시키기 경쟁은 아수라장이다.
사교육이 주도하는 선행학습으로 인해
공교육의 존립 기반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모든 학생에게 책임지도를 해야 하는
공교육은 신경 써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
쉽게 말해 사교육은
학교에서 공부를 잘하는 학생 10% 정도만을
모아놓고 집중적으로
성적 향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공교육이 아무리 노력해도 사교육의
성적 향상 효과를 따라잡을 수 없는 이유이다.
결국 오직 자기 아이의 성적 향상에만
관심이 있는 일부 학부모들의 주도하에
사교육은 계속 번창할 수밖에 없다.
사교육이 주도하는 무한 경쟁을 제어하지 않으면
그 어떤 노력을 기울이더라도
공교육은 정상화될 수 없다는 말이다.
실효성 있는 사교육 규제가 필요
독일이 선행학습을 커닝과 같은
부정행위로 판결하는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
질서의 파괴와 혼란을 원천봉쇄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야구장 패러독스란 말이 있다.
앞줄에 앉은 사람이 일어서 앞을 가리니
모두가 일어서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어느덧 서 있는 모두가 피로감을 느껴 앉고
싶지만 혼자 앉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계속 서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
피로감 정도가 아니라 이미 죽을 지경인데도
앉지 못하는 현실.
“제발 한날한시에 모두 그만두었으면 좋겠어요.”
한 엄마의 절규에서
사교육 문제해결의 방향을 찾아야 장이다.
(한국일보 2017.04.25)
개인의 학습권 침해 주장과 같은 사교육 옹호 논리는
앞에서 언급한 공부 생산성의 저하 원인으로서
선행학습의 문제점을 국민들에게 차분하게 설명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사교육의 선행학습 때문에 학교 수업이 죽고,
그 결과로 다시 학교 수업이 엉망이 되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기 위한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실효성 있는 사교육 규제가 핵심이다.
http://www.hangyo.com/news/article.html?no=86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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